일본의 디지털 전환 현황
2018년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화두가 됐던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2025년 절벽’인데요, 앞으로 일본사회에서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2025년 이후 최대 연간 12조 엔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말입니다. ‘2025년 절벽’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은 이미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서 일본의 국가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
디지털 개혁을 주도할 중앙정부 기관 ‘디지털청’이 2021년 9월 1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총리 직속으로 일본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한 마이넘버카드의 확대를 시작으로 범정부적 데이터플랫폼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지자체들도 AI, IoT,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DX 실증실험(PoC)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디지털청 창설을 축으로 하는 디지털 개혁 관련 6개 법안이 2021년 6월 통과됐습니다. 관련법은 디지털청 설치법, 디지털 사회 이념을 규정한 디지털 사회 형성 기본법, 행정절차상 도장 날인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디지털 사회 형성 정비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디지털청은 다른 정부 부처의 디지털 관련 업무 내용을 검토하고 개선을 권고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습니다. 디지털청은 행정 시스템의 통일 및 온라인화를 디지털화 추진의 핵심으로 합니다. 디지털 행정의 효율성 향상에 더불어 디지털청 창설에 따른 디지털 정책 추진 가속화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개혁 관련 법안
일본 주요 기업 현황
인터넷 서비스업은 코로나 사태를 배경으로 자택 생활형 소비가 늘어나며 급증한 온라인 쇼핑,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흡수한 SNS, 코로나19 확진자 정보 등 정보수집을 위한 뉴스 앱 등이 활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개인정보 취급과 관련된 사항입니다. 2021년 3월 일본 1위 메신저 ‘라인(LINE)’의 시스템 관리를 위탁받은 중국 회사에서 라인 일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기록이 발견돼 물의를 빚었습니다. 이메일, 거주지, 전화번호, 구매이력, 결제정보 등 다양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의 편의성뿐만 아니라 철저한 개인정보 관리 및 보안 의식 향상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일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로 평가 받습니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 소프트(Microsoft)의 운영체제(OS)나 오피스(Office), 오라클(Oracle)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등 외국계 기업이 완전히 장악한 가운데, 일본 기업은 외국계 소프트웨어의 유통·판매를 담당하거나 회계 솔루션 등 일부 틈새시장에서만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양상입니다. 업계 트렌드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존의 패키지형 라이선스 판매에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방식으로의 전환이 급격히 진행 중입니다.
클라우드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배경으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회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스템 구축을 수행하는 일본 대형 SI 사업자들도 자체 기술로만 대응하려던 기존의 자세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클라우드 대기업(AWS, Azure)과 연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후지쓰(Fujutsu)는 Azure와, NEC는 AWS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매우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스마트폰 정보처리 서비스 업계(SI)에서는 기업의 재택근무 보편화 및 클라우드 도입 확대가 코로나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코로나 사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기업 경쟁력 확보에 불가결하다는 인식이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어서 중장기적 성장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편, 2021년 2월에 거대 IT기업(빅테크 기업)을 규제하는 ‘특정 디지털 플랫폼의 투명성 및 공정성 향상 관련 법률’이 시행됐습니다. 디지털 사업의 불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정업자에 대해 사업내용 및 거래처에 대한 설명 등의 투명성 제고를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에게 민원 처리 및 정보 공개 등의 상황을 각 기업이 연간 1회 보고 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이에 기반해 불공정 거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독점금지법에 기반한 대응을 요청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규제대상 사업자는 야후재팬, 라쿠텐 그룹, 아마존 재팬, 구글(미국), 애플(미국) 및 국내에서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는 iTunes 등 6개사입니다. 거대 IT 기업에 대한 규제를 선행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EU에서는 자사 플랫폼에서 자사 서비스 우대를 금지하는 등의 엄격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번 새로운 관련법은 과잉 규제는 기술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문제행위를 금지하기보다는 사업자에게 자발적 시정을 촉구하는 형태입니다.
일본은 본격 디지털 전환 중
일본 컨설팅 기업 후지 키메라(Fuji Chimera)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디지털 전환 시장 투자 규모는 지난 2019년 7900억엔(55억 7000만 달러)에서 2030년 3조 4000억 엔(240억 달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문별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교통·운수 시장으로 2019년 2,190억 엔에서 2030년 9,055억 엔으로 2019년 대비 약 4.1배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과제인 안전성 향상 측면 이외에도 ICT등 첨단기술이 도입된 신규 영역에 대한 활발한 투자가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 밖에는 금융업(2019년 1,510억 엔에서 2030년 5,845억 엔으로 2019년 대비 3.9배 증가), 제조업(2019년 971억 엔에서 2030년 4,500억엔으로 2019년 대비 4.6배 증가), 유통업(2019년 367억 엔에서 2030년 2,375억 엔으로 2019년 대비 6.5배 증가) 등의 분야가 상대적으로 규모 및 성장 측면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본은 코로나 이후 사회 각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정보통신 백서 2021년도판’에 따르면, ICT 재화 및 서비스 수출입 금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ICT 서비스는 2005년 이후 일관되게 수입 초과이며, ICT 재화는 최근 들어서는 수입 초과 추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규제대상 사업자는 야후재팬, 라쿠텐 그룹, 아마존 재팬, 구글(미국), 애플(미국) 및 국내에서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는 iTunes 등 6개사입니다. 거대 IT 기업에 대한 규제를 선행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EU에서는 자사 플랫폼에서 자사 서비스 우대를 금지하는 등의 엄격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번 새로운 관련법은 과잉 규제는 기술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문제행위를 금지하기보다는 사업자에게 자발적 시정을 촉구하는 형태입니다.
일본 디지털 전환 시장 진출 전략
일본의 디지털 전환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전망이 우세합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여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더딘 편이어서 오히려 디지털 전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디지털 전환 분야는 소위 ‘X-Tech’라고 불리는 분야들입니다. 그중에서도 농업테크(AgriTech), 모빌리티(AutoTech), 핀테크(FinTech), 에듀테크(EdTech), 헬스케어(HealthTech), 인재관리 기술(HRTech), 인슈어테크(InsurTech), 메디컬테크(MedTech), 프롭테크(PropTech), 스포츠테크(SportTech)와 같은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기술력과 서비스 경쟁력을 갖춘 국내 ICT 서비스 기업들도 앞으로 몇 년간 일본에서 DX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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